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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나에게도 테오가 있다면

by yosehiker 2024. 1. 5.

사실 지난 가을부터 읽던 책인데 이제야 마쳤다. 정확히는 고호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모음이다. 중간중간 아를에서 그린 그의 주요한 그림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고호의 성격, 천재성, 고갱을 향한 일방적인 호의, 또 화가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고자 했던 꿈들, 오해들... 그 모든 것들이 이 편지 모음에 담겨있다. 

그러나 변함없는 것은 그런 자기자신을 가감없이 드러낼 수 있는 테오라는 동생/동반자/친구/조력자를 가졌던 고호가 참 부러웠다는 점이다. 가족/형제라도 나와 여러 면에서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심지어 가족이니까 얼굴보고 살지, 그렇지 않았다면 참 친해지기 어려운 관계들도 실제 존재한다. 기쁘고 즐거운 일은 마음맞는 친구와, 하지만 어려운 일이 있을때는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가족이기에 가능한 일이고 또 그런 와중에 서로를 향한 또다른 모습의 애정을 확인하기도 한다. 이 책이 꼭 그렇고 테오는 과연 어떤 마음이었을까가 궁금하다.

지난 안식년중에 아비뇽에 가기로 한 것은 아내가 좋아하는 고호의 아를이 가까운 것이 이유이기도 했다. 고작 15분이면 닿을 거리에 있다. 기회가 된다면 둘이 같이 묻혀있는 오베르쉬아즈의 무덤을 방문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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