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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공원 & 트레일

Mt. Diablo-north peak(12월, 2013년)

by yosehiker 2018. 2. 21.

지난 연말에 다녀온 산인데 이제사 후기를 올린다. Mt. Diablo는 이 베이 근교에서는 나름 가장 빡센 산으로 정평이 나있다. 디아블로의 정상은 3800피트(1178미터)가량되는데 위에 방문자센터와 천문대가 있어 차로도 오를 수 있고 하이킹을 할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하이킹을 하면 꼭대기에 올랐을때 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면 힘이 빠진다는...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길은 Mt. Diablo north peak(3500피트, 1060미터)였다. 왕복은 약 10마일로 나와있고 elevation gain이 3천피트이니 거의 1000미터를 올라야 한다. 일단 트레일의 시작은 아래와 같이 평화롭다.


그래서 함께 한 사람들과 한국정치도 이야기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누면서 힘들지 않게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트레일로 바뀐다. 사실 아래의 트레일들은 그나마 숨 좀 돌릴 수 있어 찍은 사진들이고 정말이지 어떻게 이런 트레일을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가파르게 오른다.


그렇게 숨차게 오르다 보니 중간에 Mt. Olympia 정상에 도달했다. 나무 그늘에 앉아 아내가 준비해준 도시락을 먹고 있자니 족히 40파운드는 돼 보이는 백팩을 맨 백인 청년이 유유히 지나간다. 뭐지, 저 체력은? 좀 쉬었다가 다시 north peak으로 향하는데 와 '이건 뭐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사진처럼 좁은 트레일옆으로 곧바로 계곡으로 떨어지거나 혹은 잡목을 헤쳐야 하고 나뭇가지에 얼굴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는 트레일이다. 실제로 여름에 오면 고생깨나 할 것 같은 트레일이다. 타란튤라 거미도 출몰하는 지역이라고 트레일 입구에 써있고, 그렇게 north peak 정상에 올라 땀을 식히고 1.2마일 가량 떨어져 있는 디아블로 정상은 나중에 도전하자고 다짐하고 다른 트레일로 내려 오는데 너무 경사가 심해서 무릎이 나갈 지경이다. 3시경이면 내려 오겠거니 했는데 왠 걸 거의 5시가 다 되어서야 하산할 수 있었다.


(사진의 뒤로 보이는 능선을 따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아내려오는 코스다)

원래 계획은 산행후에 오클랜드의 유명한 평창 순두부에서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었는데 일행 중 한 사람의 급한 직장일로 나중으로 기약하고 모두 헤어졌다. 집에 와서 샤워하고 밥을 먹는데 먹을 수록 기운이 나는 것이 아니라 힘들어서 먹을 수 없는 지경일 정도였다. 그래도 나름 베이지역에서 가장 힘들다는 코스를 올랐으니 이후로는 자신감이 좀 붙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