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MT(존 뮤어 트레일)

2016 JMT 3rd day(Garnet lake to Island pass 지난 지점)

아침이 되어도 JJ와 HY부부가 오질 않는다. 어제 바로 갈림길에서 두 사람이 배낭을 고쳐매는 것을 보고 먼저 출발한 분들이 기다려 줄걸이라는 후회를 하신다. 억지로 아침을 먹고 이런 저런 시나리오를 생각했다. 가장 안좋은 것은 두 사람중 누가 다친 것. 그럴 경우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서야 한다. 하지만 어제 우리가 garnet lake를 내려왔던 그 끔찍한 스위치 백을 올라가려니 아득하다. 설령 만나더라도 다쳤다면 헬기를 불러야 한다.


그나마 나은 시나리오가 둘이 길을 잃어 어젯밤 야영을 하고 지금 이리로 오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일단 테리 사모님과 내가 물을 정수하고 뒷정리를 하는동안 토니와 김 목사님이 물병과 간단한 차림으로 거꾸로 가보기로 한다.

물을 정수하고 오니 두 사람이 와있다. JJ부부를 만나지 못했단다. 눈앞이 깜깜하다. 어디로 간 것일까? 토니가 “목사들이 모였는데 너무 기도가 부족하다며 기도하자”고 한다. 좀 뜬금없기는 한데 딱히 틀린 말은 아니어서 기도하려고 자리를 잡는데 쳐놓은 해먹에서 누군가 스~~윽 하고 일어난다. JJ다. 아~~~ 정말… 너무 놀래서 말도 안나오고 그 사이에 텐트뒤에서 HY가 나오고… 나를 속인 것이다. 그래도 속아서 다행이다.


어제 그 갈림길에서 두 부부는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빠져서 왕복 거의 8마일을 허비하고 다시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니 거의 저녁 6시였단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야영하고 오늘 아침에 온 것이다. 다시 만난 기쁨에 점심도 해먹고 사진도 찍고(이제서야 garnet lake이 눈에 들어온다) 1시가 되서야 길에 들어섰지만 그래도 마음이 가볍다.


가넷 호수를 거쳐 가장 유명한 호수중의 하나인 Thousands islands lake로 향했다. 호수안에 천개의 섬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작은 바위들까지 합해야 약 백여개나 될려나 싶다. 많은 이들이 여기서 쉬고 있다. 우리도 배낭을 내려놓고 물속에 들어가 씻고 누워서 쉬면서 간식을 먹다 조금이라도 더 가자며 island pass를 지나 좀 모기가 없어 보이는 크릭옆에 텐트를 쳤으나 사진에는 보여줄 수 없는 무시무시한 모기떼로 고생을 했다.


야영을 한 지점이 만피트 아래라서 캠프 파이어를 할 수가 있어 불을 피우니 좀 낫다. 어제 텐트와 먼지로 고생을 해서 오늘은 토니와 같은 텐트를 사용했는데 다른 두개의 텐트와 정말로 20센티 간격으로 다닥다닥 붙어서 숨소리까지 다 들릴 정도였다.

밤늦도록 가정얘기, 신학교 친구들/교수님들, 사역이야기로 토니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