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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야! 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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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쓸쓸할 때 [나의 해방일지 on treadmill] "인간은 쓸쓸할 때가 제일 제정신 같아. 그래서 밤이 더 제정신 같아." -- 11화 침묵으로 기도할때, 묵상하며 조용히 무릎을 꿇을때, 삶을 반추하며 그 분의 음성을 듣고자 할때...... 그런 때는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그저 쓸쓸함만이 휘감는 것 같지만 그때가 제정신으로 돌아온 순간이라는 걸 살짝 느끼며 살아간다. 신학이 메우지 못하는 틈을 소설이 채운다고 했는데 이젠 드라마의 명대사가 그 자리에 있다.
그래, 이게 현실인거야 "적나라한 고통과 넘쳐나는 희망이 이 정도로 딱 붙어 존재하는 것을 나는 이제껏 본 적이 없었다." - [언캐니 밸리, 78) 여기, 모든 것의 희망이라는 이 지역에, 사람들의 마음에, 넘쳐나는 테슬라와 이름도 모를 고급명차와 그 주변의 노숙인들사이에 존재하는 현실이고 또 이 세상을 가득채운 현실이기도 하다.
갤러리, 교회 "우리의 문화는 고통과 소멸을 부인하지만, 예술은 고통과 소멸을 예견하는 문화로 우리를 인도한다. 미래의 갤러리들은 이 점을 진지하게 여기고서, 한밤중에 쏜살같이 지나가는 불안들이 머물 수 있는, 열린 위안의 집이 되어야 한다." - 알랭 드 보통 영원성을 담지하는 교회는 과연 그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글이다.
그럼 됐지. 매리 모리슨(Mary Morrison)은 내가 온전하게 체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해 설득력있고도 확신있게 글을 쓸 때마다, 삶이 나를 멈칫하게 만든다"고 했다. 그래, 잘 모르지만 다 아는 것처럼 행세하지 말고 잠시 멈추고 숨을 들어마시고 내가 말하고 설교한 것의 진실앞에 겸허하게 나를 비추면 되는거야.
위선 위선은 설교자, 목회자, 리더쉽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가장 괴롭히는 단어이다. "위선이란 내가 설교한 대로 살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말한대로 살지 못하는 나의 무능함을 고백하지 못해서 생긴다." - 헨리 나우웬 누구보다도 먼저, 하나님앞에서 겸손히 나의 무능함을 고백하며 위선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친다.
산다는 건... "사는 건 시소의 문제가 아니라 그네의 문제 같은 거니까. 각자 발을 굴러서 그냥 최대로 공중을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내려오는 거야. 서로가 서로의 옆에서 그저 각자의 그네를 밀어내는 거야"(경애의 마음, 27) 내가 올라가기 위해서 네가 내려가야하거나, 그 반대가 아닌 자신의 발차기만큼만 오르고 즐거워하고 사는거야. 그런 마음을 먹으니 눈에 보이는 것도 꼭 위의 문장같은 것들이다.
가능성 "얼마나 남았는지, 언제인지 물어보지 않는 것을 더 좋아한다. 존재, 그 자체가 당위성을 지니고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 [선택의 가능성],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참 아이같은 마음 "시골엔 산이 있고, 나무가 있고, 하늘이 맑아서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수영이네 어머니가 고사리 뜯으러 갔다가 호랑이를 보았답니다. 늑대가 앞산에까지 내려오고, 재락이네는 마당에 들어온 꿩을 손으로 꼭 붙잡았다고 합니다. 산짐승들이 사람을 그리워해서 나타나는 것 같아 저 혼자서 흐뭇했습니다." -- 권정생, 1975년 5월 22일 사랑과 긍휼의 마음이 절절히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