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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기독교와 새로운 자본주의 정신

최근에 읽은 책중에서 가장 어려운 책이다. 내용이 어렵지는 않은데 문장과 표현방식이 그렇다. 번역한 분이 애를 좀 먹었겠다 싶다. 5장까지는 새로운/대세인 자본주의의 형태인 금융자본주의 시대와 기독교의 은혜, 소망(종말)과 같은 개념을 나름의 표현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핵심은 6장인데 일을 소명으로 여기며 살아가기를 강조하는 교회의 가르침에 반하여 현재의 지배적 형태인 금융자본주의는 교회의 가르침과는 너무 상반되어서 그리스도인에게는 구조적으로 힘든 세상이라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 적게 벌고 적게 쓰자는 자세나 느긋하게 살자, 반자본주의적으로 살자는 개인에게는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여전히 금융자본주의의 우산아래서 벗어날 수 없음을 직시하라고 한다. 그래서 하나님께 의존하고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말하지만 저자는 공동체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 부분이 마치 클리쉐처럼 그러니 '공동체가 희망이다'라고 말하는 여타의 결론과 다른 점이다. 공동체 구성원 하나하나를 놓고보면 모두 죄인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개인이 하나님앞에서 단독자로서 자신의 삶을 하나님의 뜻에 일치시키며 그런 개인의 행동과 결단이 부수적으로 공동체의 타인에게 좋은 형향을 미친다고 하는 접근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막스베버의 자본주의의 토대가 된 한 개인으로서의 소명, 만인제사장주의로 다시 돌아가는 듯한 결론이다. 얼마전 설교에서 '복음은 초콜렛 케잌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석양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라는 구절을 인용했는데 저자도 비슷한 논조로 석양을 차용하여 설명하여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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