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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히 사는 이야기

2024 추수감사절

by yosehiker 2024. 11. 30.

주일예배를 마치고 아내와 라스베가스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그 곳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자이언캐년이 있는 유타로 향했습니다. 유타로 출발하기 전에는 신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서로 온라인으로 간간히 소식만 전하던 서장혁 목사를 만나 20여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인생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서 자이언까지는 2시간 40분 남짓이면 도착합니다. 카드회사에서 주는 무료숙박권을 이용해서 자이언 바로앞의 스프링데일에서 묵었습니다. 

다음 날은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서 하이킹을 포기하고 다시 1시간 반을 달려 브라이스 캐년으로 갔습니다. 겨울이라 많은 곳이 문을 닫았을것이라 예상되어 미리 주먹밥과 컵라면을 가지고 갔는데 예상이 적중했습니다. ^^ 국립공원안의 스토어에서 뜨거운 물을 부으려 했는데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써 있어서 일하는 분에게 뜨거운 물 사용료를 내겠다고 했더니 그냥 사용하라고 합니다. 참 감사했습니다. 썬 라이즈 포인트에 갔는데 너무 구름/안개가 뒤덮여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차라리 퀸즈 트레일로 좀 걷자하고 후두들 사이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데 거짓말처럼 구름이 걷히고 기가 막힌 브라이스의 장관이 드러납니다. 

마치 아내와 저의 올 한해를 보여주는 듯한 순간들이었습니다. 멀리 무엇이 있는지 보이지 않으니 더듬듯이 한 발씩 내딛여야 했던 마지막에 기대하지 않았던 일들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up&down을 경험하는 일상이지만 그렇게 걷고 또 걷습니다. 

마지막 날은 날씨가 활짝 개었습니다. 아침 일찍 채비를 하고 엔젤스 랜딩 트레일로 갑니다. 퍼밋이 없어서(있어도 갈 마음이 없었지만^^) 중간까지만 가자는 심정으로 걷습니다. 사람이 없고 전날 비가 와서인지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해 줍니다. 아내와 마지막으로 다녀간 것이 6년전인데 잊고 있던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어 너무 좋았습니다. 여유있게 다시 라스베가스로 돌아와 설렁탕과 뼈다귀 해장국으로 여행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추수감사절 당일은 몇년째 집을 오픈해주는 교우덕에 많은 이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한가지씩 음식을 해와서 즐겼습니다. '네가 집을 산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니냐, 더 큰 집을 사면 더 많은 교우들이 모이는...'이란 농담을 하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이렇게 또 한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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