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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단상

이상한 조합

이번 존 뮤어 트레일 하이킹은 참 이상한(?) 조합이었다. 나와 연결되었다는 걸 제외하고는 모두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멀리 콜로라도에서 김도현 교수님 부부가 오셨고 함께 나와 교회를 섬기는 지준/혜윤 부부가 조인했다(참고로 혜윤 자매는 김교수님 부부의 딸과 비슷한 나이이다.) 엘에이에서 토니 목사가 어려운 시간을 내 주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산행을, 그것도 백 패킹을 함께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여행도 관계가 상하기 쉬운데 이렇게 몸과 마음이 힘들면 금방 서운할 일이 생긴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4박 5일의 여정이 참 좋았다. 내가 갖지 못한 장점을 다른 이가 가지고 있었고 그 장점들을 남을 위해 기꺼이 사용하고 돕는 최고의 팀이었다. 내가 계획했다고 하지만 정말로 나는 숟가락 하나 얹은 정도밖에 한 일이 없고 내 몸 하나 건사하기에도 급급했다. 


다함께 다시 꼭 하자고 다짐하지만 그러나 김교수님 사모님의 말씀처럼 영원히 약속할 수 있는 건 없다. 그저 지금 현재에서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누림을 즐기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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