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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단상42

누구나 한 번쯤음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만의 세계로.." 가수 임재범의 노래의 한 대목입니다. 저는 산길을 배낭메고 걷지만 어떤 이들을 다른 방식을 취합니다. 사진속에 나오는 하얀 헬멧을 쓴 여자분은 3~4천불쯤 지불했을 것이고 일정은 4박 5일쯤될 겁니다. 쉴때면 카우보이 모자를 쓴 가이드가 밥해 주고 저녁때가 되면 텐트도 셋업해 줍니다. 본인은 그냥 좋은풍경이 보이는 곳에 의자펴고 앉아서 쉬면 됩니다. 그렇다고 대단히 호사스럽지는 않습니다. 말그대로 텐트안에서 자야하고 식사도 화려하지 않습니다. 화장실에 가려면 삽들고 숲속으로... "그 돈으로 굳이 왜 그 걸..." 하겠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꿈을 꾸거나 그 말도 안되는 꿈을 실천에 옮기기도 합니다. 2023. 8. 6.
해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산에 가면 분명히 드러나는 것이 있는데 힘이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입니다. 무거운 배낭도 그리 힘들어 보이지 않고 앞으로 쭉쭉 나 아갑니다. 반대로 배낭의 무게에짖눌려 힘든 고갯길을 오르는 이가 있습니다. 저는 물론 후자입니다. 힘들어하는 이를 위하여 해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힘든 내가 정 도움이 필요할 때보이거나 들릴 수 있는 거리정도에 있는 것. 배낭을 잘 고쳐매도록 도와 주는 일, 혹 잊었을까봐'물 좀 마셔요. 간식 좀 드세요, 저기 참 아름답죠?' 하고 조금의 여유를 주는 일, 실없는 농담으로몇 초간이라도 웃음짓게 만들어서 힘듦을 잊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일 정도입니다. 또, 하루를 마치고 텐트를 칠 때 물을 대신 떠다준다던가, 텐트치는 일의 한쪽 귀퉁이를 잡아주는 일..하지만 .. 2023. 8. 5.
앞 사람의 먼지 산길을 걷다보면 앞 사람과 붙어가는 것이 곤욕일때가 있습니다. 바로 신발먼지때문입니다. 돌길에서는 괜찮은데 고운 흙으로 다져진 길은 먼지가 많이 납니다. 그럴때에는 20미터가량 뒤떨어져서 걷곤 합니다. 인생도, 사역도 그렇습니다. 가까운 사람이고 좋은 사람이지만 사람사이를 불편하게 만드는 먼지같은 것들이 생기면 굳이 가까이 하지말고 조금 거리를 두다보면 어느새 오해와 서운함, 조금 미운 감정도 사라집니다. 그럴때 다시 걸음을 재촉하여 함께 걸으면 됩니다. 2021. 11. 11.
골이 깊은 곳 매주가는 동네산에는 살짝 깊은 골짜기가 있습니다. 흔히 골이라고도 하죠. 깊이는 다를 지언정 어느 산에나 골은 있습니다. 골이 깊은 곳은 서늘합니다. 찬바람이 불고 눈이나 얼음도 늦게 녹습니다. 하지만 여름에 골로 들어가면 시원합니다. 땀을 씻어 냅니다. 겨울을 앞두고 골을 걸으니 한기가 듭니다. 사람도 인생의 골, 감정의 골, 상실의 골이 깊으면 그 사람과의 만남에 한기만 남습니다. 옷깃을 여미게 되고 빨리 그 골을 나오고 싶습니다. 새삼스레 자연과 사람이 닮았음을 깨닫습니다. 2021. 11. 9.
생각은 평탄할 길을 걸을때 해야 한다 높은 산을 오를 때는 그냥 오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음악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된다. 높이 오르면서 동시에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하겠다고 스스로에게 화두를 던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평탄한 길을 걸으며 그간 분주하고 바빠서 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마음을 추스리는 것이 지혜로운 방식이다. 2021. 11. 7.
쏟아진 눈물 Muir Hut를 100미터쯤 남겨놓고 힘든 걸음을 옮기는데 눈물이 쏟아졌다. 추스려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을 훔쳤지만 몇 걸음 못 가 다시 쏟아진 눈물을 나도 어찌하지 못했다. 지난 며칠동안 걸어온 힘든 길이 마치 지금껏 걸어온 인생의 길같아서 쏟아진 눈물인지, 그토록 바랬던 Muir Hut를 바로 지척에 두고 '드디어 도착했구나'라는 기쁨의 눈물인지, 혹 '지금까지 잘 살았어'라고 나를 위로하고 격려해 주는 눈물인지, 아님 나도 알지 못하는 내 안의 무언가가 '이때다'싶어 터져나온 흔적인지 알지 못한다. "자신의 눈에 눈물이 고일 때마다 가장 깊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뜻밖의 눈물일 때는 더 그렇다. 눈물에는 자신의 실체의 비밀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경우 하나님은 눈물을 통해 우리.. 2021.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