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99 둥지냉면 산행이 덥고 지치기 시작하면 늘 나누는 대화는 음식 이야기입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있는데 냉면이죠. 사실 냉면으로는 부족하고 고기와 냉면 콤보를 먹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산중에서 그게 가당치 않다는 것을 누구나 압니다. 그래서 끼니때마다 드론이 날라와서 냉면도 주고 짜장면도 주면 정말 쉽게 JMT를 마칠 수 있겠다는 허황된 꿈도 꿉니다. 꿈이니 뭐 어떻습니까? 몸이나 영혼이나 배고프고 힘들면 본능적으로 음식이 생각나기 마련입니다. Muir hut에 올라서니 오후 2시이고 저 멀리서 먹구름이 몰려오는게 곧 여름 오후의 storm이 멀지 않았습니다. 찬물 부어놓으면 30분이면 조리되는 농심 둥지냉면 만들어놓고 김성환 목사님과 hut둘러보고 사진찍다가 후루룩 한 그릇을마시듯이 비우고 wind brea.. 2023. 8. 6. 그래서 하는 말이에요 나이가 먹어가며 그 '마음'에 공감하는 어른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책으로나마 귀한 분을 만납니다. 그저 멋있게 쓰려는 글이 아니라 한 단어, 한 문장, 인생으로 눌러쓴 글입니다. 한 두해 지나 다시 읽으려 합니다. 2023. 8. 6. 가르침과 배움의 영성 몇 사람과 함께 교회를 시작한지 햇수로는 10년이고 6월이면 만 9년이 됩니다. 그래서 더더욱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를 돌아보게 됩니다. 가르침과 배움에 관한 책인데 사랑에 대한 책이기도 합니다. 기도를 가르치고 말을 하는 이가 필요한 영성훈련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줍니다. 배워서 인식한다는 것, 그래서 그 지식과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근간에서부터 뒤흔들어 놓습니다. 2023. 8. 5. 호의와 거절 금요일 일정의 종착지인 dusy basin에 이르니 하루종일 14마일을 걸었을 뿐 아니라 3천피트가 넘는 고도를 올려서인지 몸이 피곤하다. 잽싸게 텐트를 쳤는데 내일이면 일정이 끝난다 생각하니 긴장이 풀린 모양이다. 나도 모르게 끙끙거리며 오한이 난다. 친구인 토니 목사가 끓여다준 뜨거운 물을 마시니 좀 낫다. 힘들어도 뭐라도 먹어야 회복된다는 말이 맞기도 해서 억지로 Thai Curry를 몇 숟가락 떠 넣는다. 옆에 앉은 김 목수가 등도 문질러주고 하더니 내가 애처러워 보였는지 자신의 오리털 슬리핑 백을 가져와 내 등에 덮어주고 목덜미 부근까지 감싸준다. 순간 따뜻해지고 그 마음씀씀이에 고마워지려는 찰나, 코를 찌르는 냄새.... '이거 냄새 너무 심해요'라고 호의를 거절하니 옆에 앉은 토니 목사는 혼.. 2023. 8. 5. 유혹 금요일은 그 악명높은 golden staircase를 내려와(북쪽에서 내려와 이 길을 올라가는 이들에게는 최악이다) 다시 Le Conte ranger station을 지나 공식적으로 JMT를 마치고 옆길로 벗어나 비숍패스 아래의 dusy basin까지 걸어야 하는 14마일의 일정이었다. 고급 오트밀 한 봉지, 평균 오트밀 2봉지, 그리고 좀 별로인 scramble egg skillet 한 봉지를 놓고 네 사람이 가위바위보를 했다. 내가 일등을 해서 고급 오트밀 한봉지를 먹고 먼저 출발했다. 반드시 dusy basin까지 가서 야영을 해야만 토요일에 일정대로 마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에 마음이 급했다. 혼자 걷는데 저 멀리 meadow사이를 흐르는 계곡물에 무지개송어가 펄쩍 뛰고 멀리서 보아도 .. 2023. 8. 5. 따로 또 같이 이번 여정의 일행은 모두 4명이었지만 나는 거의 혼자 걸은 것이나 다름없다. 세 사람은 상대적으로 나보다 체력이나 속도가 좋은 사람들로 입증된 이들이라 나로 인하여 전체일정이 늦어지면 안되겠다 싶은 마음이었다. 주로 패스 정상에 오른 때, 저녁과 아침을 먹을 때 함께 했다. 점심도 에너지바등으로 때운 날이 반정도 된다. 좀더 많이 대화도 하고 같이 사진도 찍고 그랬으면 좋았으련만 모든 것을 누릴 수 없다면 꼭 선택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다행히 나로 인하여 일정이 늦어지지는 않았다. 김 목수는 작년에, 토니 목사는 평소에, **형제는 오가는 길에 나눈 찐한 대화로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Mather pass 정상에서...) 2023. 8. 5. 이전 1 ··· 34 35 36 37 38 39 40 ··· 8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