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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단상

쏟아진 눈물

Muir Hut를 100미터쯤 남겨놓고 힘든 걸음을 옮기는데 눈물이 쏟아졌다. 추스려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을 훔쳤지만 몇 걸음 못 가 다시 쏟아진 눈물을 나도 어찌하지 못했다. 지난 며칠동안 걸어온 힘든 길이 마치 지금껏 걸어온 인생의 길같아서 쏟아진 눈물인지, 그토록 바랬던 Muir Hut를 바로 지척에 두고 '드디어 도착했구나'라는 기쁨의 눈물인지, 혹 '지금까지 잘 살았어'라고 나를 위로하고 격려해 주는 눈물인지, 아님 나도 알지 못하는 내 안의 무언가가 '이때다'싶어 터져나온 흔적인지 알지 못한다. 

"자신의 눈에 눈물이 고일 때마다 가장 깊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뜻밖의 눈물일 때는 더 그렇다. 눈물에는 자신의 실체의 비밀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경우 하나님은 눈물을 통해 우리의 지나온 과거의 신비를 말씀하시며 영혼의 구원을 위해 다음 가야 할 곳으로 우리를 부르신다." - 프레드릭 뷰크너, [어둠속의 휫파람] 

내가 기억하는 나의 눈물, 또 내가 보았던 타인의 눈물.. 그 모든 눈물이 모두를 천국으로 이끌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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