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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야! 한 구절25

시골집 선반의 메주 시골집 선반 위에/메주가 달렸다./메주는 간장, 된장이 되려고/몸에 곰팡이가/피어도 가만히 있는데/우리 사람들은/메주의 고마움도 모르고/못난 사람들만 보면/메주라고 한다(이오덕) 나이가 먹을수록 구수한 된장찌게가 좋습니다. 그러다보니 누가 좋은 된장이라고 선물을 주면 그리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그 맛이 마켓에서 파는 된장과 다르다는 것쯤은 알만한 나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메주’라는 단어를 오랜만에 입에 담아 봅니다. 예전에는 그 귀한 것을 몰라보고 냄새난다고 싫어했었습니다. 지금은 그 냄새마저도 그립습니다. 목회를 하면 할수록, 교회를 섬기면 섬길수록 메주같은 사람들이 그립고 좋습니다. 2023. 8. 7.
Psalms of Reorientation [시인의 영성]에서 차준희 교수는 시편의 장르중의 하나인 감사에 관한 시들을 '방향 재설정의 시'(Psalms of Reorientation)이라고 이름붙인다. 영성의 종착역이 사랑과 감사라면 곤고한 삶가운데 다시 re-routing하여 가야할 길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참 적절한 표현이다. 그것도 '시'를 통하여 말이다. 2023. 8. 7.
새로운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답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 알리스터 맥그래스 그가 칼 바르트에 대하여 쓴 짧은 글을 읽다가 발견한 글귀이다. 신앙의 여정은 이와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싶다. 진지한 성경공부와 설교를 꾸준히 듣는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정답은 이미들 알고 있다.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답이 내 목구멍안으로 넘어가 나의 것이 되는 것..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끊임없이 '그 답'에 익숙해 지라고 설득하는 것이 지역교회의 목회이다. 2023. 8. 7.
고딕 성당과 산봉우리들 “고딕 성당을 설계했던 이들은… 메아리가 울려 퍼질 만큼 엄청난 아치들이 인간의 거주지로는 말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 성당들은 보통의 집이나 상점과는 달리, ‘우리의 규모에 맞추어' 지은 것이 아니었다. 이는 그 성당들이, 음악을 연주할 때 말고는 우리가 보통 닿을 수 없는 신비로운 하늘의 세계를 불어일으키도록 계획되었기 때문이다.”(시편, 톰 라이트, 41) “산군 전체가 결정암 특히 화강암으로 되어 있음을 누구나 아는 바다…. 그것은 한 개의 거대한 결정체다. 모두가 고딕 양식으로 통일되어 있으며 1000, 1500, 2000미터가 되는 대성당으로 가득한 가공의 도시와도 같다…. 멀리 높은 곳에서 하늘과 땅이 닿은 듯하고 선과 색의 조화가 완벽하며 그것은 위대한 음악으로 변했다.. 2023. 8. 6.
일상 from 연금술사 "그런데 아저씨는 왜 지금이라도 메카에 가지 않는 거죠?" 산티아고가 물었다. "왜냐하면 내 삶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바로 메카이기 때문이지. 이 모든 똑같은 나날들, 진열대 위에 덩그러니 얹혀 있는 저 크리스털 그릇들, 그리고 초라한 식당에서 먹는 점심과 저녁을 견딜 수 있는 힘이 바로 메카에서 나온다네. 난 내 꿈을 실현하고나면 살아갈 이유가 없어질까 두려워...... 나는 오직 메카만을 꿈으로 간직하고 싶어." -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오래된 책을 펼치니 이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일상과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하나님 나라의 조화를 이렇게 다른 언어와 이야기로 풀어낼 수도 있겠구나. 2023. 8. 5.
인간이 쓸쓸할 때 [나의 해방일지 on treadmill] "인간은 쓸쓸할 때가 제일 제정신 같아. 그래서 밤이 더 제정신 같아." -- 11화 침묵으로 기도할때, 묵상하며 조용히 무릎을 꿇을때, 삶을 반추하며 그 분의 음성을 듣고자 할때...... 그런 때는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그저 쓸쓸함만이 휘감는 것 같지만 그때가 제정신으로 돌아온 순간이라는 걸 살짝 느끼며 살아간다. 신학이 메우지 못하는 틈을 소설이 채운다고 했는데 이젠 드라마의 명대사가 그 자리에 있다. 2023.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