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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야! 한 구절

밤의 불편함

오늘 밤은 비가 내리고 있어서 특히 춥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작은 캔버스는 썩고 쓸모가 없습니다. 고무 판초는 모두 잃어버렸고, 우리 각자에게는 블랭킷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불을 피웁니다. 그러나 세차게 내리는 폭우는 불을 끄고, 우리는 밤새도록 바위에 앉아 추위에 떨며 , 낮에 힘쓰고 애쓴 수고보다 밤의 불편함에 더 기진맥진합니다.(It is especially cold in the rain tonight. The little canvas we have is rotten and useless ; the rubber ponchos have all been lost ; we have not a blanker apiece. So we build a fire ; but the rain, coming down in torrents, extinguishes it, and we sit up all night on the rocks, shivering, and are more exhausted by the night's discomfort than by the day's toil.) - August 17, 1869 Powell Report

많은 분들이 그랜드 캐년을 가보신 줄로 압니다. 1869년에서 1872년 사이에 두 번의 탐험대를 이끌고 그랜드 캐년의 대부분을 탐사한 존 웨슬리 파웰 대위란 분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 지금으로 보자면 변변치 않은 배를 타고 그 콜로라도강과 주변을 탐사한다는게 얼마나 힘들 뿐 아니라 위험한 일이었을까요. 심지어 남북전쟁에서 팔 한쪽을 잃은 사람으로서 말입니다. 위의 글은 그가 처음 그랜드캐년 아래의 콜로라도 강을 탐험/조사하던 시절에 쓸 일기입니다. 

‘낮의 수고보다 밤의 불편함에 기진맥진했다’는 글귀가 인상적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힘든 것은 낮의 수고(일)가 아니라 밤의 불편함(영혼의 침체와 절망)일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일이야, 잊어버리고 다음 번에 잘하면 되지만 영혼의 상채기는 오랜동안 아물지 않고 남아있는 법입니다. 과업도 중요하지만, 영혼을 돌보는 일에도 세심하되,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주께 맡기기를 바랍니다.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시 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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