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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단상

작별

JMT를 걷고 있는데 김도현 교수님 사모님이 뒤에서 나에게, ‘목사님, 바지 뒤가 구멍이 나서 곧 속옷이 보이겠어요’ 하신다. 아이고 당황스러워라. ‘보여요? 아직 괜찮아요?’하면 바위나 나무 등걸에 걸터 앉을때 더 찢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지만 결국 손가락으로 넣어보면 구멍이 느껴질만큼 등산 바지가 찢어졌다.

모자도 오래된 것이고 등산복 윗옷도 세일할때 샀더니 크기도 크지만 사진을 찍어보니 모두가 멋있는데 나만 추레하다.

친구 토니 목사는 나보고 70년대에 필드트립 나오신 노 교수님 복장 같단다. 심지어 나마저도 동의가 된다.


집에 돌아와 바지를 아내에게 보여주며 그 얘기를 했더니 제발 좀 이제 리싸이클하고 새거를 사라고 성화다. 나, 이제 JMT 안갈지도 모르는데..아내의 조언대로 모두 리싸이클 센터에 가져다 줄 봉투에 담으니 아내가 쓰윽 등산바지 하나를 사준다. 색깔도 이쁘다. 새로 장만했으니 그 기념으로라도 다시 JMT를 가야겠지?


그나저나 정말로 많은 곳을 함께 다녔던 등산복들인데 그동안 수고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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