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MT(존 뮤어 트레일)

2017 JMT 4th day(Quail meadow~VVR)

아침 일찍 정리를 하는데 자그마한 일본 남자 하이커가 다가온다. 우리가 일본 사람들인줄 알았다 보다. 인사를 나누고 더듬더듬한 영어로 우리에게 부탁한다. 자기는 남쪽으로 가는데 저쪽에 북쪽으로 가는 일본 여성 하이커가 있는데 혼자가면 위험하니 혹시 너희가 북쪽으로 가면 같이 동행해 달란다. 우린 일정이 그렇지는 않지만 가서 위험한 지점들을 얘기해 주겠다고 했다.

가보니 여성 하이커가 혼자 텐트를 정리하고 있다. 자그마한 여자인데 원래 우리와 같이 맘모스에서 출발했는데 오는 길에 물에서 전화기를 잃어버려 지금 다시 맘모스로 가서 전화기를 새로 마련하고 다시 내려 온단다. 왜 그래야 하는지(아마 전화기에 GPS 지도를 넣으려고 하는게 아닐까? 대화가 원활하지 않다) 모르겠지만 대단한 멘탈이다.

결과적으로 이 여자 하이커는 아니었지만 일본 여자 하이커가 두 사람이나 물길에 휩쓸려 죽게된 소식을 내려와서 며칠 후에 접했다. 1.4마일 떨어진 페리 선착장으로 향하는데 모기가 장난이 아니다. 우리를 지나쳐가는 이들의 속도가 너무 빨라 붙잡고 물어보니 페리가 하루 두번, 9:45 & 4:45이란다. 왜 나는 여러번이라고 착각했지? 겨우 5분 남았다. HY과 뛰다시피해서 선착장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거의 다 탔다. SC이 신발끈 묶는다고 조금 뒤쳐졌는데 안온다. 다른 그룹도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배가 출발하려는데.. ㅠㅠ

소리쳐 부르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니(알고보니 이 배운전하는 남자도 PCT로 올라오다가 여기에 주저앉아 일하고 있는 사람이다.ㅎㅎ) 곧 두 사람이 나타난다. 무릎이 아파서 늦었단다. 버밀리온 리조트에 오니 소문대로 공짜 드링크도 주고 캠핑도 공짜다. 물을 정수할 필요도 없고 수세식 화장실에 테이블에 돈만 있으면 사먹을 수 있는 매점까지..

점심으로는 햄버거, 저녁으로는 파스타와 와인을 즐겼다(그 힘들게 지고온 마지막 와인..ㅋㅋ). 그냥 앉아 있는 것만으로 휴식이다. 첫날 만났던 짐, 레이, 제이와 수많은 대화를 나누고 또 여기서  zero day를 보내는 PCT hiker들을 보고 있자니 처음으로 그들의 젊음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오레건에서 온 아주 앳되 보이는 백인여학생과 대화를 나누니 이제 1학년을 마치고 여름방학중인데 혼자 JMT를 하고 있단다. 꼭 완주하기를 바란다.

다음날은 우리를 픽업하러 오기로 한 JJ를 기다리며 수영, 카약, 패들 보드로 하루를 보내고 역시나 제이, 레이, 짐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도착한 JJ와 저녁을 먹고 그냥 나기로 하다. 이 험한 길을 와준 그에게 무척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