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MT(존 뮤어 트레일)

2017 2차 JMT 1st day(VVR~Little Italy junction 조금 못미쳐..)

지난 7월에 뮤어 랜치까지 내려가서 JMT의 반을 마치려고 했던 계획이 무산된 후 내심 아쉬웠다. 또 1년을 기다려야 하나? 아내가 이렇게 하다가 언제 끝내냐면서 한번 더 다녀오라고 격려해 준다. 신이 나서 다시 준비를 한다. 버밀리온 밸리에서 뮤어랜치 구간은 씨에라 포레스트에서 관리해서 그리고 우편으로 신청서를 보내니 일주일만에 확인편지가 왔다. 아무래도 9월 중순이니 신청자가 좀 없는 모양이다.

JJ와 엘에이의 고집사님께 연락을 해서 3사람으로 계획을 잡았다. 주일예배후 막 시작한 겨자씨 모임까지 마치고 가느라 출발이 늦었다. 퍼밋을 픽업해야하는 시간까지 못 맞출거 같아 미리 레인저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night pick-up을 부탁해 놓았다.

신나게 길을 달리는데 JJ가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겨 못갈거 같다고, 그래서 내려주고 다시 수요일에 온다고 한다. 이런.. ㅠㅠ 오늘 밤이라도 일을 끝내고 올 수 있으면 내일 새벽 페리가 떠나기 전까지 오라고 일러주고 레인저 사무실앞에서 고집사님을 만나 퍼밋 픽업하고 차를 바꿔타고 다시 버밀리온 밸리까지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하니 8시 무렵이다.

7월에 비해 무척이나 쌀쌀해져서 모두가 다운패딩을 입고 있다. 아내가 싸준 돼지 불고기와 김치를 곁들여서(이걸 어떻게 다 먹나 했지만 다 먹었다..ㅎㅎㅎ)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전날 남은 김치와 누룽지로 아침을 마치고 고집사님이 가져온 기가 막힌 포터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한 잔 마신후 떠날 채비를 했다. 슬쩍 둘러보아도 7월처럼 젊은이들은 거의 없고 모두가 나이드신 분들이다. 내가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하루에 2불 50전씩 3일동안의 파킹비를 지불하고 페리 출발선에 서니 너무 많아 두번 왕복해야 한단다. 다행히 데이 하이킹을 하는 이들이 양보하여 JMT나 PCT를 하는 이들이 모두 탈 수 있었다.


페리에서 내려 1.4마일을 걸어 들어가야 JMT를 만난다. 다시 들어와보니 지난 7월의 캠핑자리가 눈에 익는다. 여기서 총 7.2마일은 거의 물도 없고 또 2000피트 이상을 올라야 하는 경사라 첫날 일정이 힘들겠구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고집사님이 힘들어 한다. 꾸역꾸역 오르는데 멀리서 구름이 이는가 싶더니 30분내에 벼락,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져 곧바로 비옷과 배낭커버를 씌우고 걸으니 걸을만 하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가다보니 벌써 2시다. 걸으며 초코바, 에너지바를 끊임없이 먹었지만 끼니는 끼니.. ㅎㅎ

라면을 끓이고 즉석밥과 밑반찬으로 요기를 하니 살거 같다. 그런데 끓여놓은 라면을 고집사님이 엎질러서 양껏 먹지 못했다. ^^ 다시 짐을 꾸려 원래는 Lake Italy junction까지 가려 했으나 약간 못 미치는 지점에 첫날 캠프를 쳤다. 좀 쉬었다가 저녁을 먹으려 했는데 밤이 되니 다시 비가 쏟아진다. 귀찮아서 그냥 잤는데 거의 자정까지는 비가 온다. 텐트안으로도 빗물이 좀 떨어지고 해서 약간 눅눅했지만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고 다행히 비가 그쳐서 그럭저럭 괜찮았다. 대략 약 10마일 조금 넘게 걸은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