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히 사는 이야기

한 순간에 확~~ 무너진다

yosehiker 2023. 10. 24. 09:41

유전적인 요인에, 팬데믹에 집에 갇혀있는 바람에 확찐자가 되어 찾아온 것이 당뇨였다. 작년 봄에 주치의로부터 당뇨판정을 받고 지난 1년반동안 노력을 해서 이제는 약을 끊어도 될 정도로 칭찬받는 '당회원'이었다. 한국에 오려던 준비를 하던 주일, 한 형제가 나를 조용히 부르더니 '목사님, 제가 몸에 붙여서 실시간으로 당을 재는 패치를 3개 샀는데 저와 **, 그리고 목사님이랑 세 명이 붙이고 관리하면 어때요?'라고 하기에 한국다녀와서 하자고 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맛집들을 너무 얕잡아 보았나 보다. 당치수를 재는 도구를 가져와서 아침마다 혈당을 체크하는데 지난 1년반동안 보지 못한 숫자들이 나온다. 당관리는 아침마다 뜨는 숫자만큼 경각심을 주는게 없는데 놀라면서도 먹거리에 손이 가고야마는 이 이중적인 상황속에서 마음을 다잡는데 쉬운 일은 아니다. ^^ 

미국이었으면 당장에 무슨 일이냐고 담당 Pharm. D로부터 연락이 왔을텐데 지금 무슨 일인지 카이저가 한국에서는 접근이 가로막혀 실시간 보고가 되고 있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우스갯소리로 모든 요리의 마지막에 면을 추가하고 죽을 끓이는 한국의 사악하지만 달콤한(?) 요리들 사이에서 나의 영혼은 갈 길을 잃고 헤매이고 손은 죽그릇을 향한다.. '선 줄로 생각하면 넘어질까 조심해야 한다.' 


(최근 인기몰이중이라는 타코집. 도착 첫 날 마침 숙소 가까이에 있기에 들러 보았다. 살짝 오리지널의 풍미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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