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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단상

산에서 만난 꽃들

“내려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란 시가 있다. 오르막 길을 오를때는 꽃이고 경치고 눈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을만큼 힘들때가 많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내리막길에서도 꽃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른 것 없다. 그저 내려오는 것도 오르막길 못지 않게 힘들거나 혹은 빨리 내려가야겠다는 목적의식때문이다.


도나휴 패스를 내려오며 두 가지를 동시에 경험했다(내리막길도 힘들고 그래서 빨리 내려가야겠다는 마음). 그러다 보니 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여유있는 스케줄이었는데도 거의 다 내려와서야 ‘내가 뭐하고 있는건가”싶어 눈을 들어 초원을 바라보았다.

성자(saints)들은 보통 사람보다 더 많이 회개하는 사람일 뿐이다 라는 말이 있다. 물론 나는 그런 종류의 사람은 아니지만 그저 주변을 바라보지 못했음을 더 회개하고 자그마한 꽃들에 눈길을 주었다. 그리고 블레즈 파스칼의 말로 작은 꽃을 통하여 드러난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한다.


“은혜를 아낌없이 베풀기 원하시는 하나님은 자연의 혜택을 아낌없이 베푸셨다. 그것은 보이는 세계를 탁월하게 만드신 그분이 보이지 않는 세계 역시 만드실 수 있음을 우리에게 알리시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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