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179 [한국 교회를 위한 카이퍼의 세상 읽기] 다녔던 신학교가 무척이나 근본주의적인 학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와는 결이 다른 캠퍼스 선교단체(IVF)의 간사로 섬긴 것이나, 그것이 인연이 되어 코스타를 섬긴 것의 근간에는 기독교 세계관, 더 정확히는 '이 땅에 하나님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곳은 한 뼘도 없다'는 세계관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참 좋아하는 허현 목사님은 나보고 메노나이트같다고 하지만 나는 카이퍼리안이다. ^^소장학자가 쓴 카이퍼의 기독교 세계관을 소개하는 작은 책이 나왔다. 카이퍼가 1인칭으로 말하는 방식을 통하여 칼빈주의 세계관은 교리이기보다는 세계관이라는 주장을 꼼꼼히 펼쳐 나간다.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에 기반한 세계관이라든가, 영역주권론의 의미 등, 이미 큰 그림의 이해에는 달라진 것이 없으나 그 작은 틈들을 꼼꼼히 메워주.. 2024. 7. 16. '당신은 갈 길이 멀어요' 얇은 책인데도, 이전같았더라면 금방 끝냈을 책인데도 한 달이 넘도록 붙잡고 있던 책이었다. 아마도 이 구절을 만나려고 그랬나 보다. 젊은 날의 프레드릭 뷔크너가 이제는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리고 그가 기대했던 대답과는 전혀 다른, 하지만 말그대로 '주목할만한 일상'을 남긴다면 꼭 남겼어야만 했던 한 마디, '당신을 갈 길이 멀어요.' 이제 중년의 시간을 넘어서고 있다. 아직 내가 살아온 인생, 나의 부모, 형제와 얽힌 인생들도 온전하게 풀어내지 못하고 헤매이고 있다. 그것이 나를 붙잡고 있다는 것을 막연하게 느낀다. 어쩌면 지금까지 보다 앞으로 더 '갈 길'이 멀지 모른다. 시간과 사건에서 말이다. 먼저 내 자신에게 이전의 시간들을 풀어 놓을 때, 앞으로의 길이 조금은 익숙한 길이 되지 않을까를 기.. 2024. 7. 9. [신] 철학과 신학을 전공한 저자의 내공이 빛을 발하는 책이다. 올해 개인적으로 벽돌책읽기 프로젝트를 하는데 가장 먼저 넘어야 하는 책이었다. 철학, 신학, 다른 종교나 신화들, 심지어 과학에 이르기까지 신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데 참 유익하고 다시 펼쳐볼 부분들이 꽤 된다. 2024. 6. 9. [천국의 열쇠] 명성이 자자해서 이전부터 읽고 싶었던 A.J.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 마지막 200페이지를 읽었다. 그동안 밤마다 20-30페이지씩 읽던 중이었는데 마침 다른 약속이 없던 월요일이라 책읽기에 아주 적당했다. 19세기말-20세기초의 스코틀랜드와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속 주인공인 프랜시스 치점 신부의 일생은 소설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사실적인 묘사였다. 예전 소설인만큼 극적인 반전이나 혹은 기가막힌 묘사는 없지만 그래서인지 더더욱 매력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이전에 읽은 실화같은 소설, [스토너]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했다. 프랜시스 치점 신부는 인생의 후반기 대부분을 중국의 내륙에서 사역을 하는데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저 매일의 일상이 큰 변화는 없으나 소소한 이야기, 책임들, 관계와 그 안에 얽힌.. 2024. 4. 30. 세상을 뒤흔든 사상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김호기 선생이 문학과 역사, 철학과 자연과학,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여성/환경/지식인의 크게 다섯 분야에서 20세기의 주요한 저작 40권을 선정하여 그 핵심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아는 책들도 있고 처음 들어본 책이나 저자도 있으며 '아, 이런 생각도 있구나'하고 큰 배움이 된 내용들도 있다. 각 책마다 길지 않은 요약과 저자의 생각, 관련된 상황(주로 한국에서의)을 풀어 놓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세상, 역사의 문제의식들을 붙잡고 씨름한 지식인들의 일생의 역작들을 이렇게나마 훑어볼 수 있는 것은 큰 도움이다. 각 저자의 사상을 확실히 파악하여 정리한 김호기 선생의 노고도 대단하다. 소셜 미디어에서 김호기 선생의 글들이 올라올 때마다 읽어보는데 전공인 사회학뿐.. 2024. 4. 14. 어떻게 죽을 것인가? 원제목은 Being mortal이다. 그렇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다만 어떤 모습의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는 한 개인뿐 아니라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저자가 의사이지만 , 환자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이 죽음앞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질문을 살아있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준다. Assisted living뿐 아니라 assisted death는 어떤 모습을 띄어야 하는가? 백세시대, 유병장수, 안락사, 호스피스 등등 수많은 죽음에 관한 담론들이 넘쳐난다. 그렇기에 찬찬히, 솔직히 필요한 것들을 짚어주는 저자의 통찰이 큰 도움이 된다. 2024. 4. 9. 이전 1 2 3 4 5 6 7 8 ···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