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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새로운 자본주의 정신 최근에 읽은 책중에서 가장 어려운 책이다. 내용이 어렵지는 않은데 문장과 표현방식이 그렇다. 번역한 분이 애를 좀 먹었겠다 싶다. 5장까지는 새로운/대세인 자본주의의 형태인 금융자본주의 시대와 기독교의 은혜, 소망(종말)과 같은 개념을 나름의 표현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핵심은 6장인데 일을 소명으로 여기며 살아가기를 강조하는 교회의 가르침에 반하여 현재의 지배적 형태인 금융자본주의는 교회의 가르침과는 너무 상반되어서 그리스도인에게는 구조적으로 힘든 세상이라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 적게 벌고 적게 쓰자는 자세나 느긋하게 살자, 반자본주의적으로 살자는 개인에게는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여전히 금융자본주의의 우산아래서 벗어날 수 없음을 직시하라고 한다. 그래서 하나님께 의존하고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2021. 9. 23.
언캐니 밸리 성공, 모험, 열심을 가장한 과도한 능력주의, 특권의식, 물질만능, 자아도취와 기술만능주의. 이 모든게 범벅인 실리콘 밸리를 말하고 있는 책. 좀더 정확히는 그 밸리의 윗쪽인 샌프란시스코의 분위기를 전하는 책. 어떤 것들은 이미 지난 이야기가 되었다. 아랫동네의 큰 회사들이 어떻게 시작되고 지금을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내 주변의 많은 이들은 오히려 엔지니어이나 그 주류에서 살짝 빗겨난 아시안들이라 그들이 보는 이 동네가 궁금하다. 2021. 9. 23.
그래, 이게 현실인거야 "적나라한 고통과 넘쳐나는 희망이 이 정도로 딱 붙어 존재하는 것을 나는 이제껏 본 적이 없었다." - [언캐니 밸리, 78) 여기, 모든 것의 희망이라는 이 지역에, 사람들의 마음에, 넘쳐나는 테슬라와 이름도 모를 고급명차와 그 주변의 노숙인들사이에 존재하는 현실이고 또 이 세상을 가득채운 현실이기도 하다. 2021. 9. 16.
Sound of Metal [Sound of Metal] 연인은 싱어이고 자신은 드러머인 헤비메탈 그룹의 남자가 청력을 잃어 갑니다. 음악을 사랑하고 그것이 천직이라 여기는 이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치료가 불가능한 병에 걸리면 많은 이들은 절망과 분노, 수용과 적응의 과정을 거친다고 하죠. 드러머가 그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유일한 희망이라 여겼던 해결책이 해결책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 그는 조용히 절망의 순간으로 돌아가 그것을 선택합니다. 저에게는 영화 내내 조용히, 그러나 배경음악처럼 깔아주던 새소리, 그리고 바람과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은 절망과 고통속에서 살아가는 법이라 말하면 너무 뻔하고 교조적인, 오히려 한 이야기를 본 것같아 마음이 편안합니다. 2021.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