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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JMT - 4 오늘은 포레스터 패스를 넘어 비뎃 메도우까지 가는 날이다. 일찌감치 아침을 먹고 포레스터 패스로 향한다. 도대체 어디가 패스이고 길은 어디로 이어지는 것일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길이 나온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그리 어렵지 않게 포레스터 패스 정상에 올랐다. 자그마치 13200피트-4천 미터가 조금 넘는다. PCT와 JMT를 통틀어 가장 높은 곳이다. 자그마한 정상에 몇 사람이 몰려있다. 멀리서 이걸하기 위해 아틀란타에서 온 젊은이들가운데 한인 2세도 있어 서로 잘 마치기를 축복해 주었다. 이제 비뎃 메도우까지 지루하게 내려가는 길이다. 나름 일찍 도착했기에 비뎃 메도우를 지나 키어사지 패스로 오르는 길을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그 다음날이 편할 거 같아 앞으로 나아갔는데 그게 실수였다. 갑자기 비가 쏟아.. 2020. 9. 10.
2020 JMT - 3 오늘이 이번 여정에서 가장 쉬운(?) 날이다. 포레스터 패스바로 아래까지만 가면 된다. 일찍 도착해서 편히 텐트치고 쉬며 하루를 마감할 생각에 기분이 좋다. ^^ 하지만 빅 피트 메도우를 비롯하여 수목한계선을 지나는 고도인지라 메마르고 삭막하다. 포레스터 패스 아래로 가는 길에 빗방울이 날린다. 잽싸게 자켓을 꺼내입고 걸으니 살만하다. 뒤에 아주 빠르게 젊은 아가씨가 따라붙고 그 뒤에 일행인 남자(젊은)가 온다. 포레스터 패스에서 내려오는 이들에게 물으니 패스바로 아래까지 호수와 개울이 있단다. 우리는 짐을 푸는데 두 친구는 패스를 오른다. 이미 해가 지고 있는데.. 텐트를 치고 밥을 해 먹으려는데 갑자기 천둥번개와 함께 비가 내린다. 텐트로 피했는데 아무런 보호없이 그냥 수목한계선위의 바위위에 친 텐트.. 2020. 9. 9.
2020 JMT - 2 오늘은 크랩 트리 메도우와 정션을 지나 세코이아-킹스캐년에서 오는 하이씨에라 트레일 정션부근까지 가는 날이다. 전반적으로 평탄한 길이지만 Guyot pass라는 고개를 넘어야 하니 그냥 쉬운 길은 없다. 생각보다 지루하고 패스를 내려가는 길도 어느쪽으로 가는지 잘 보이지 않는 길이다. 그래도 좀 여유가 있어서 아침을 무척 느긋하게 먹었다. 새로 시도해 보는 브랜드의 아침 스킬렛을 먹었는데 좀 비싸서 그렇지 맛은 최고다. 앞으로 이걸 무척 애용할 거 같다. 맥심커피도 3봉지씩 타먹고 유쾌한 대화를 나누고 출발했다. 그러다 보니 약간은 늦은 점심을 크랩트리 메도우에서 먹었다. 쌀국수가 좋기는 한데 금방 퍼진다. 서쪽으로 보이는 산맥을 바라보면서 걷는 길이 장관이다. 크랩트리 정션에서 많은 이들은 휫트니 산쪽.. 2020. 9. 7.
왜 JMT를 할까? 지금까지 들고 나는 마일리지까지 합하니 대략 185마일의 JMT+를 걸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묻는다. 왜 그걸 하세요? 그것뿐 아니라 걷는 길들에 대한 동경이 있다. 나는 천성적으로 게으르다. 편안한 것을 좋아한다. 부지런하지 않다. 그런데 걷는 길들은 그 모든 것의 반대를 요구한다. 며칠동안의 걷기가 나의 천성을 순식간에 바꿔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걷다보면 나를 성찰하고 그 성찰이 작은 변화로 이어진다. 그래서 걷는다. 그래서 등짐을 진다. 2020.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