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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Trampas(2월, 2017년) 긴긴 겨울내내(다른 지역에 비하면 겨울이라고 부르기에도 무색하지만) 월요일이면 겨울비가 내렸다. 그래서 도대체 어디를 나갈 수가 없어 몸이 찌뿌둥했다. 2월의 끝자락에 드디어 비가 그친다. 지난 밤에 내린 비가 길의 상태를 어떻게 만들어 놓았을까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길을 나섰다.오늘의 목적지는 이스트베이, 산 라몬지역에 위치한 Las Trampas. 스페인어로 ‘덫’이라는 뜻이란다. Rocky ridge view trail을 따라 올라 서쪽으로는 샌프란시스코와 타말파이스까지, 그리고 동쪽 코앞에 디아블로 산을 바라본다.내려오는 길은 Elderberry 트레일을 따라 왔는데 비온 직후라 그런지 진흙탕이라 고생을 좀 했다. 아내의 컨디션에 맞추어 천천히 걸으니 충분히 즐기며 다녀온 산행이었다. 완전히.. 2018. 3. 21.
2016 JMT 올해의 사진 올해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모델은 JJ) 2018. 3. 14.
작별 JMT를 걷고 있는데 김도현 교수님 사모님이 뒤에서 나에게, ‘목사님, 바지 뒤가 구멍이 나서 곧 속옷이 보이겠어요’ 하신다. 아이고 당황스러워라. ‘보여요? 아직 괜찮아요?’하면 바위나 나무 등걸에 걸터 앉을때 더 찢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지만 결국 손가락으로 넣어보면 구멍이 느껴질만큼 등산 바지가 찢어졌다.모자도 오래된 것이고 등산복 윗옷도 세일할때 샀더니 크기도 크지만 사진을 찍어보니 모두가 멋있는데 나만 추레하다.친구 토니 목사는 나보고 70년대에 필드트립 나오신 노 교수님 복장 같단다. 심지어 나마저도 동의가 된다. 집에 돌아와 바지를 아내에게 보여주며 그 얘기를 했더니 제발 좀 이제 리싸이클하고 새거를 사라고 성화다. 나, 이제 JMT 안갈지도 모르는데..아내의 조언대로 모두 리싸이클 센터에 가져.. 2018. 3. 14.
이정표가 되는 사람 산을 오르다보면 이 트레일이 저 오른쪽의 산봉우리를 치고 올라갈지, 아님 왼쪽의 능선을 따라 스위치 백으로 올라갈지 분간이 되지 않을때가 있다. 그럴때는 어쩔 수없이 앞서간 사람의 흔적을 쫓게 마련이다.‘아, 저렇게 올라가고 있구나’를 바라보면 동시에 나의 위치를 확인한다. 먼저 가는 이를 쳐다보며 ‘언제 저기까지 가지?’라는 생각을 떨칠수는 없지만 그러다 보면 지금 나의 처지(?)가 애처롭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기보다는 기운이 빠진다. 하지만 ‘나도 한 발자국씩 가다보면 저기까지 도달하겠구나’로 생각을 바꾸면 다시 한 걸음을 내디딜 용기가 생긴다. 산을 오르며 품어야 하는 생각중의 하나는(그것은 어떤 형태의 걷기와도 관련이 있다) 우리가 걸어야 할 절대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그 절대거리를 주파하는 속도.. 2018. 3. 14.
산행과 음식 2 6명의 4박 5일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각자의 간식(에너지 바, 사탕…)은 알아서 준비하라고 했지만 그외의 음식준비가 만만치 않다. 아침은 오트밀과 건포도, 그라놀라, 커피, 그리고 한끼 정도는 한국에서 공수한 미역국밥.점심과 저녁은 신라면, 미역국밥과 같은 브랜드에서 만든 상하이 짬뽕밥, 밥풀떼기 즉석밥과 스팸(이게 낱봉지에 하나씩 담겨 파는게 있다. 평소에 먹지 않는 스팸을 산속에서 먹으면 기가 막힌 맛이다 ^^), 그리고 튜브형 볶음 고추장, 잠발라야, 스파게티, 타이 카레, 버섯 리조토… 등으로 준비하였다. 타이카레와 버섯 리조토는 최근에 미국에서 출시된 방부제가 덜 들고 맛은 아주 훌륭한 제품이 출시되어 선풍적인(?, 그래봐야 동호인층이 얼마 되지 않는 하이커들 사이에서.. 2018. 3. 14.
간단히 언급하기는 했지만 첫날부터 정수기의 손잡이가 부러지는 바람에 하이킹 내내 고생을 했다. 손잡이가 부러진 지점은 Reds meadow에서 약 3.5마일 떨어진 곳이라 토니 목사는 다시 가서 여분의 정수기를 가져오겠다고 했으나 여러 일정상 차질이 생길 것 같아 조심히 사용해 보자고 만류하였다. 좀 불편하기는 했으나 큰 어려움없이 물을 정수할 수 있었다. 물과 관련해서 가장 어려웠던 기억은 아무래도 첫날 밤이었다. 모두들 거의 물이 떨어졌는데 피곤에 지쳐 캠프를 친 곳은 지도상으로도 그렇고, 주변을 둘러봐도 물이 전혀 없는 곳이었다.정말로 아껴서 저녁해 먹고 마시고 나니 다음 날 첫번째로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물.” 가장 가까운 creek을 찾아 정수하니 살 것 같다. 오가는 JMTer들이나 PCT.. 2018. 3. 14.